회계사시험 준비하는 방법, 초반 90일을 이렇게 잡으면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요즘 회계사시험을 준비하겠다는 학생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묻는 게 있습니다. “하루 몇 시간 할 수 있어요?”가 아니라 “이번 달에 무너질 만한 일정이 뭐예요?”입니다. 회계사시험은 머리 좋은 사람이 잠깐 몰아쳐서 끝내는 시험이라기보다, 긴 기간 동안 회계·세법·상법·경제 과목을 계속 굴리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초반에 열정이 큰 수험생일수록 계획표가 과합니다. 하루 12시간, 주 7일, 전 과목 회독. 보기에는 멋진데 3주 뒤에 출석률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처음 90일은 ‘많이 하는 시기’가 아니라 ‘계속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시기’로 잡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회계사시험은 과목 수보다 흐름이 부담입니다
회계사시험은 보통 1차와 2차로 나누어 준비합니다. 1차는 객관식 중심이라 회계학, 세법, 경영학, 경제원론, 상법 등 넓은 범위를 빠르게 돌려야 하고, 2차는 주관식 답안 작성 능력이 필요합니다. 대체로 1차는 2월, 2차는 6월 흐름으로 진행되지만, 원서접수일과 세부 일정은 매년 금융감독원 공인회계사시험 홈페이지 공고를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1차 붙고 나서 2차를 준비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회계감사, 재무관리, 원가관리회계, 세법 같은 2차 과목은 단기간에 답안 감각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시생도 1차 객관식만 보지 말고, 최소한 재무회계와 세법은 계산 과정을 손으로 쓰는 훈련을 초반부터 조금씩 섞는 게 좋습니다.
초반 90일은 완벽한 계획보다 고정 시간 확보가 먼저입니다
제가 권하는 첫 90일 기준은 단순합니다. 평일 5일은 최소 공부 시간을 고정하고, 주말 하루는 밀린 과목을 복구하는 날로 둡니다. 전업 수험생이라면 하루 8~10시간을 목표로 잡되, 처음 2주는 6시간을 안정적으로 채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직장 병행이라면 평일 3시간, 주말 7시간 정도가 현실적인 출발선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과목을 같은 비중으로 가져가면 체감 진도가 너무 느립니다. 보통은 재무회계와 세법에 전체 시간의 50% 안팎을 배정하고, 나머지를 상법·경제·경영으로 나누는 방식이 버티기 좋습니다. 회계사시험에서 계산 과목은 이해가 늦게 올라오고, 암기 과목은 방치하면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그러니 계산 과목은 매일, 암기 과목은 짧게 자주 보는 식으로 섞어야 합니다.
예시 시간표
- 오전: 재무회계 기본강의와 예제 풀이
- 오후: 세법 강의, 조문 흐름 표시, 기본 문제
- 저녁: 상법 또는 경제 90분, 당일 회계 오답 30분
- 주말: 밀린 강의 처리보다 주중 오답과 복습 우선
중요한 건 하루 계획을 빽빽하게 채우지 않는 겁니다. 수험생활에는 병원, 가족 일정, 체력 저하, 멘탈 흔들림이 반드시 들어옵니다. 계획표에 빈칸이 없으면 하루 삐끗한 게 곧 포기로 이어집니다.
교재와 강의는 많이 사는 것보다 끝까지 쓰는 게 중요합니다
회계사시험 준비생 중에는 교재를 바꾸느라 시간을 잃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처음 산 기본서가 마음에 안 들어서 다른 강사 책을 사고, 객관식 문제집도 두세 권 비교하다가 정작 한 권도 끝까지 못 풉니다. 솔직히 교재 선택보다 더 중요한 건 ‘선택한 교재를 어떻게 반복할지’입니다.
처음 한 권을 고를 때는 세 가지를 보세요. 첫째, 강의와 교재의 순서가 맞는지. 둘째, 예제 난도가 너무 뛰지 않는지. 셋째, 객관식 문제집으로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특히 재무회계와 세법은 설명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매일 피로가 쌓입니다. 샘플 강의 2강 정도는 꼭 들어보고 결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교재를 고른 뒤에는 최소 6주 동안 바꾸지 않는 원칙을 세우는 게 좋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교재 탓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첫 회독의 자연스러운 통증입니다. 1회독 때 60% 이해, 2회독 때 75%, 객관식 풀이에서 85%로 올린다는 감각이 현실적입니다.
흔한 실패 패턴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피드백 부재입니다
회계사시험에서 흔한 실패는 세 가지입니다. 강의만 듣고 문제를 늦게 푸는 경우, 오답을 다시 보지 않는 경우, 공부 시간을 기록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 셋은 실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이 없어서 생깁니다.
강의는 이해를 도와주지만 점수를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강의 3시간을 들었다면 최소 1시간은 바로 손으로 풀어야 합니다. 틀린 문제는 해설을 읽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왜 틀렸는지 한 줄로 남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채권 손상차손 시점 착각”, “부가세 과세표준에서 제외 항목 누락”처럼 짧고 구체적으로 적는 방식입니다.
- 매일: 실제 공부 시간, 푼 문제 수, 오답 개수 기록
- 매주: 과목별 누적 시간 확인
- 매월: 강의 진도보다 문제 정확도 기준으로 점검
이 기록이 쌓이면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했는데 왜 불안하지?”가 아니라 “세법은 42시간 했고 오답률이 38%니까 이번 주는 세법 객관식을 줄이지 말자”처럼 다음 행동이 보입니다.
시험 일정에 맞춘 후반 전략은 미리 자리 잡아야 합니다
1차가 가까워질수록 새 내용을 더 넣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근데 이 시기에는 새 교재보다 기존 오답과 기출 회전이 더 강합니다. 1차 8주 전부터는 객관식 문제풀이 비중을 확 올리고, 4주 전부터는 시간 제한을 걸어야 합니다. 회계사시험 1차는 아는 문제도 속도가 안 나오면 점수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2차를 바라보는 수험생이라면 답안 작성 연습을 너무 늦추면 안 됩니다. 머리로는 아는데 답안지에 쓰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계산 과정, 근거 문장, 단위 표시 같은 작은 습관이 점수를 갈라놓습니다. 주관식은 ‘알고 있다’와 ‘채점자가 알아볼 수 있게 쓴다’ 사이에 거리가 있습니다.
회계사시험은 긴 시험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험생에게 늘 합격 비법보다 생활의 지속성을 먼저 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앉고, 틀린 문제를 다시 만나고, 일정이 깨진 날에도 다음 날 돌아오는 사람은 결국 점수가 올라갑니다. 화려한 계획보다 덜 흔들리는 반복이 이 시험에서는 훨씬 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