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PT 처음 준비하는 방법, 급수 선택부터 공부 루틴까지 이렇게 잡으세요

얼마 전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분과 상담했는데, 첫마디가 이랬습니다. “N3부터 보면 될까요, 아니면 N2를 바로 노려도 될까요?” JLPT를 준비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급수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습니다. 지금 내 일본어가 어느 정도인지, 시험일까지 몇 주가 남았는지, 하루에 현실적으로 몇 분을 쓸 수 있는지입니다.
JLPT는 감으로 밀어붙이기 어려운 시험입니다. 단어, 문법, 독해, 청해가 따로 노는 것 같지만 결국 점수는 매일 쌓은 입력량에서 나옵니다. 특히 직장인이나 대학생처럼 시간이 들쭉날쭉한 분들은 ‘하루 5시간 몰아서 공부’보다 ‘주 5일 60~90분 유지’가 훨씬 강합니다.
JLPT 급수는 욕심보다 현재 점수로 고르기
JLPT는 N5부터 N1까지 있고, 숫자가 낮을수록 어렵습니다. 초보자는 보통 N5나 N4, 일본어 기본 문형을 한 번 공부한 사람은 N3, 일본어 원서나 뉴스 문장을 조금씩 읽는 사람은 N2 이상을 고민합니다. 근데 이 기준만 믿으면 위험합니다. 체감 난도와 시험 점수는 다르거든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최근 기출 수준의 모의문제를 1회 풀어보는 겁니다. 시간을 재고 풀었을 때 목표 급수에서 60% 안팎이 나오면 도전해볼 만합니다. 40%대라면 급수를 낮추거나 준비 기간을 늘리는 게 낫습니다. 특히 N2와 N1은 단어만 외운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긴 문장을 버티는 독해 체력과 청해 집중력이 같이 필요합니다.
- N5~N4: 히라가나, 가타카나, 기본 문형이 아직 흔들리는 단계
- N3: 일상 회화와 짧은 독해는 가능하지만 긴 글은 부담스러운 단계
- N2: 취업, 교환학생, 실무 활용을 목표로 많이 선택하는 단계
- N1: 고급 독해와 추론, 한자 어휘 부담이 큰 단계
솔직히 첫 시험에서 무조건 높은 급수를 따야 한다는 압박은 줄이는 게 좋습니다. 한 번에 N2를 따는 사람도 있지만, N4에서 N3, N3에서 N2로 올라가며 시험 감각을 만드는 사람도 많습니다. 합격증 하나보다 중요한 건 다음 급수로 이어지는 공부 흐름입니다.
시험 일정은 먼저 확인하고 역산하기
JLPT는 보통 1년에 두 번, 7월과 12월에 시행됩니다. 다만 접수 기간과 시행 지역은 국가와 주관 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준비를 시작할 때 공식 접수처의 공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접수 마감 뒤에 공부 계획을 세우면 이미 선택지가 줄어든 상태가 됩니다.
공부 기간은 급수와 현재 실력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 준비하는 사람 기준으로 N5~N4는 8~12주, N3는 12~16주, N2 이상은 최소 4~6개월을 잡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물론 일본어를 이미 오래 접했다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자를 거의 모른다면 같은 급수라도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12주 계획 예시
- 1~4주차: 단어와 문법 1회독, 짧은 독해 시작
- 5~8주차: 문법 2회독, 독해 지문 확대, 청해 매일 15분
- 9~10주차: 실전 문제 풀이, 오답 유형 기록
- 11~12주차: 모의고사 반복, 약한 파트만 압축 보완
여기서 많이 실패하는 패턴이 있습니다. 초반 2주 동안 단어장을 너무 열심히 보다가 독해와 청해를 뒤로 미루는 겁니다. 그런데 JLPT는 단어 뜻을 아는 것과 문장 속에서 바로 처리하는 것이 다릅니다. 단어장은 필요하지만, 단어장만 붙잡고 있으면 시험장에서 시간이 모자랍니다.
교재는 많이 사지 말고 역할을 나누기
JLPT 교재를 고를 때는 유명한 책을 전부 사는 것보다 역할을 나누는 게 좋습니다. 단어 1권, 문법 1권, 종합 문제집 1권이면 시작은 충분합니다. 여기에 청해 음원을 꾸준히 들을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더 좋고요.
초보자에게 특히 중요한 건 해설입니다. 틀린 문제를 보고 “왜 이게 답인지” 이해해야 다음 문제에서 바뀝니다. 해설이 짧거나 번역만 있는 책은 혼자 공부할 때 답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설명이 자세한 책은 진도가 느려 보여도 오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단어책: 예문이 짧고 반복하기 쉬운 구성
- 문법책: 접속 형태와 뉘앙스 차이가 분명한 구성
- 문제집: 실제 시험 시간 배분을 연습할 수 있는 구성
- 청해 자료: 스크립트와 해석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구성
사실 교재보다 더 중요한 건 회독 방식입니다. 1회독 때 모든 걸 외우려고 하면 금방 지칩니다. 처음에는 표시만 하고 넘어가도 됩니다. 2회독에서 헷갈리는 것만 좁히고, 3회독에서 시험 직전 암기 대상으로 남기는 식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매일 공부 루틴은 작게 쪼개야 오래 갑니다
JLPT 공부는 하루 루틴을 작게 쪼갤수록 유지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90분을 쓸 수 있다면 단어 20분, 문법 25분, 독해 25분, 청해 20분으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시간이 40분뿐인 날은 단어 15분, 문법 15분, 청해 10분만 해도 됩니다. 중요한 건 끊기지 않는 겁니다.
근데 많은 분들이 “오늘 제대로 못 했으니 내일 두 배로 해야지”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누적되면 공부가 점점 무거워집니다. 못 한 날은 그냥 최소 루틴만 살려두는 게 낫습니다. 단어 30개를 못 외웠다면 10개만 봐도 됩니다. 청해 30분을 못 들었다면 5분짜리 한 세트라도 들으면 됩니다.
현실적인 하루 루틴
- 아침 또는 이동 시간: 전날 단어 10~20개 복습
- 저녁 공부: 문법 2~3개와 예문 확인
- 문제 풀이: 독해 지문 1개 또는 청해 1세트
- 잠들기 전: 오늘 틀린 표현 5개만 다시 보기
이 루틴이 너무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험 준비에서 진짜 어려운 건 완벽한 하루가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계속 만드는 일입니다. 특히 JLPT는 언어 시험이라서 벼락치기 효율이 낮습니다. 매일 조금씩 보는 사람이 마지막 3주에 훨씬 편해집니다.
오답노트는 길게 쓰지 말고 다시 틀릴 것만 남기기
오답노트를 예쁘게 만드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뿌듯하지만, 시험 직전에는 다시 읽기 어렵습니다. JLPT 오답노트는 짧아야 합니다. 틀린 이유, 헷갈린 표현, 다음에 볼 단서만 남기면 됩니다.
예를 들어 문법 문제를 틀렸다면 문법 설명을 통째로 베끼지 말고 “접속: 동사 기본형 + ことにする”, “의미: 스스로 결정”, “비슷한 표현: ことになる”처럼 구분합니다. 독해는 해석을 전부 적기보다 답의 근거가 나온 문장 위치를 표시하는 게 좋습니다. 청해는 안 들린 단어보다 놓친 상황 전환 표현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시험 2주 전부터는 새 교재를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그때는 이미 본 문제, 틀린 문제, 자주 헷갈리는 문법을 압축해서 반복해야 점수가 올라갑니다. 불안해서 새 책을 사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새 책은 분량을 늘리고, 반복은 점수를 만듭니다.
JLPT는 특별한 재능보다 시스템을 잘 탄 사람이 유리한 시험입니다. 급수를 현실적으로 고르고, 시험일을 기준으로 역산하고, 매일 작게라도 굴러가는 루틴을 만들면 공부가 덜 흔들립니다. 높은 목표를 잡는 건 좋습니다. 다만 목표가 생활을 압박하기 시작하면 오래 못 갑니다. 내 일정 안에서 계속 돌아가는 방식, 그게 결국 합격에 가장 가까운 길이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