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시험 초보자가 6개월 공부하려면 이렇게 잡으세요

처음 막히는 지점은 양보다 순서입니다
얼마 전 공인중개사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분과 상담을 했는데, 책은 이미 1차와 2차 기본서까지 전부 사두셨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하루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비어 있었습니다. 이 시험은 의욕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경우보다, 공부 순서가 꼬여서 지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공인중개사시험은 보통 1차에서 부동산학개론과 민법 및 민사특별법을 보고, 2차에서 중개사법, 공법, 공시법, 세법을 다룹니다. 과목 수만 보면 6과목이라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체감 난도는 꽤 다릅니다. 특히 민법과 공법은 처음 읽을 때 문장이 잘 안 들어오는 과목이라, 초반에 진도를 빨리 빼겠다는 계획만 세우면 금방 막힙니다.
초보자라면 처음 2주는 합격수기보다 기출문제를 먼저 봐야 합니다. 풀라는 뜻이 아닙니다. 최근 기출 1회분을 펼쳐서 문제 길이, 지문 표현, 자주 보이는 단어를 눈에 익히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러고 나서 기본강의나 기본서를 시작하면, 적어도 내가 무엇을 외우는지 방향이 생깁니다.
6개월 계획은 3단계로 나누는 게 현실적입니다
공인중개사시험 준비 기간을 6개월로 잡는다면, 매일 2~3시간 공부하는 직장인 기준으로 꽤 빡빡합니다. 그래서 모든 과목을 완벽하게 가져가려는 계획보다, 점수로 연결되는 회독 구조를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1단계: 1~2개월 차, 용어와 큰 틀 만들기
이 시기에는 기본서를 예쁘게 읽는 것보다 강의나 요약서를 활용해 전체 구조를 잡는 게 우선입니다. 부동산학개론은 계산 파트와 이론 파트를 나누고, 민법은 권리변동, 물권, 계약 쪽 흐름을 먼저 잡습니다. 2차까지 같이 준비한다면 중개사법은 초반부터 가져가는 편이 좋습니다. 암기량 대비 점수 효율이 좋은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 평일: 강의 1강 또는 기본서 20~30쪽
- 주말: 평일에 본 범위의 기출 30~50문항
- 매일: 틀린 지문 5개만 다시 읽기
2단계: 3~4개월 차, 기출 중심으로 전환
사실 이때부터 합격 가능성이 갈립니다. 많은 분들이 기본강의를 한 번 더 들으면 불안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시험 점수는 기출 지문을 얼마나 정확히 처리하느냐에서 나옵니다. 강의를 다시 듣더라도 반드시 기출과 붙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민법에서 해제, 해지, 취소가 계속 헷갈린다면 해당 파트 강의를 짧게 다시 보고 바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공법은 특히 욕심을 줄여야 합니다. 도시개발법, 도시정비법, 건축법처럼 낯선 용어가 많은 파트에서 전부 이해하려고 붙잡으면 시간이 녹습니다. 처음에는 자주 나오는 인허가 주체, 기간, 절차를 표시하고 반복해서 보는 방식이 더 현실적입니다.
3단계: 5~6개월 차, 모의고사보다 오답 처리
마지막 두 달에는 모의고사를 많이 푸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다시 맞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60점 이상이 목표인 시험에서 모든 문제를 맞힐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맞힐 수 있는 문제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1차 민법에서 기본 개념 문제를 계속 틀리면 2차 과목을 아무리 잘해도 시험 당일 부담이 커집니다.
모의고사는 주 1회 정도면 충분합니다. 풀고 난 뒤에는 점수만 보지 말고 세 가지로 나눠 표시합니다. 몰라서 틀린 문제, 헷갈려서 틀린 문제, 알고도 실수한 문제입니다. 이 구분이 있어야 다음 주 공부가 잡힙니다.
교재는 많이 사기보다 끝까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시험 교재를 고를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기본서, 요약서, 기출문제집, 예상문제집을 한꺼번에 사는 겁니다. 책이 많아지면 공부를 많이 하는 느낌은 나지만, 실제로는 책 사이를 옮겨 다니다가 회독이 끊깁니다.
처음 준비한다면 과목별로 기본서 또는 요약서 1권, 기출문제집 1권이면 충분합니다. 강의를 듣는다면 강사가 사용하는 교재로 맞추는 게 편합니다. 설명 방식과 책 구성이 맞아야 복습 시간이 줄어듭니다. 독학이라면 해설이 자세한 기출문제집을 우선으로 보세요. 답만 적힌 책은 초보자에게 거의 도움이 안 됩니다.
- 초보자: 해설이 긴 기출문제집이 유리
- 재도전자: 약한 과목별 단권화 교재가 유리
- 직장인: 들고 다닐 수 있는 요약서와 기출 앱 병행이 유리
다만 요약서만으로 시작하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이미 용어를 아는 사람에게는 빠르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문장 사이가 비어 보입니다. 민법과 공법은 특히 기본 설명을 한 번은 듣거나 읽고 넘어가는 편이 좋습니다.
합격을 가르는 건 하루 공부량보다 끊기지 않는 구조입니다
공인중개사시험은 단기간에 몰아붙여서 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꾸준함이 더 강합니다. 하루 6시간씩 하다가 일주일 쉬는 패턴보다, 평일 2시간씩 버티고 주말에 4시간 보충하는 패턴이 안정적입니다. 공부가 끊기면 다시 책상에 앉는 데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듭니다.
제가 코칭할 때 자주 권하는 방식은 최소 공부량을 따로 정하는 겁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의 목표가 아니라, 피곤한 날에도 할 수 있는 최저선입니다. 예를 들면 강의 10분, 기출 10문제, 오답 3개입니다. 너무 작아 보이지만 이 장치가 있어야 흐름이 유지됩니다.
또 하나는 과목을 하루에 너무 많이 바꾸지 않는 겁니다. 직장인이라면 평일에는 1차 과목 중심, 주말에는 2차 과목 보강처럼 리듬을 고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매일 6과목을 조금씩 건드리면 공부했다는 느낌은 있는데 남는 게 적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새로운 자료보다 익숙한 지문을 다시 봅니다
시험 한 달 전이 되면 불안해서 새 자료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근데 이때 새 교재를 시작하면 기존에 알던 것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남은 기간에는 기출 지문, 오답노트, 표시한 요약 페이지만 반복하는 게 낫습니다.
특히 공인중개사시험은 과락이 있는 시험이라 평균만 보고 가면 위험합니다. 한 과목이 40점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약한 과목의 기본 문제를 계속 살려야 합니다. 공법이 약하다면 어려운 계산이나 지엽적인 암기보다 빈출 조문과 절차 문제를 우선 챙기는 식입니다.
시험 일정과 접수 기간은 해마다 공고로 확정되니 큐넷 공지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캘린더에는 원서접수 시작일, 시험일, 가답안 확인일 정도를 미리 넣어두는 게 좋습니다. 이런 행정 일정에서 실수하면 공부를 잘해도 허탈합니다.
공인중개사시험은 머리가 특별히 좋아야만 붙는 시험은 아닙니다. 대신 범위가 넓고, 초반에 막히는 구간이 분명한 시험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2주 단위로 공부량을 점검하면서 조정하는 사람이 오래 갑니다. 흔들리는 날이 있어도 다시 돌아올 기준표를 만들어두는 것, 저는 그게 이 시험에서 꽤 큰 힘이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