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to 뜻 문맥으로 익히는 방법

얼마 전 영어 지문을 풀던 수험생이 veto를 ‘반대하다’로 외웠다가 문장을 거꾸로 읽었다고 했다. 누군가 반대 의견을 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결정이 진행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내용이었다. 단어 하나 차이처럼 보여도 글의 흐름은 꽤 달라진다.
veto 뜻을 외울 때는 ‘거부권’과 ‘거부권을 행사하다’를 함께 잡는 편이 좋다. 특히 시험 지문에서는 누가 그 권한을 가졌고, 무엇을 막았는지까지 읽어야 답이 선명해진다.
veto 뜻은 단순한 반대보다 강하다
veto는 명사로 쓰이면 ‘거부권’, 동사로 쓰이면 ‘거부권을 행사해 막다’라는 뜻이다. 라틴어에서 온 말로, 본래 ‘나는 금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장면보다, 정해진 권한을 가진 사람이 결정이나 제안을 막는 장면에 잘 어울린다.
예를 들어 위원 다섯 명 중 한 명이 새 규칙에 반대 의견을 냈다면 그 사람은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규칙상 그 위원에게 최종 거부권이 있고 실제로 규칙 제정을 막았다면 veto가 맞다. 같은 ‘싫다’는 반응처럼 보여도 결정에 미친 힘이 다르다.
‘The president vetoed the bill’은 ‘대통령이 그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로 읽는다. 여기서 bill은 청구서가 아니라 법안이다. 두 단어를 따로 외우면 해석이 흔들리기 쉬우니,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라는 묶음으로 익혀두면 편하다.
명사와 동사를 문장 자리로 구별한다
‘They used their veto’에서 veto는 used의 목적어인 명사다. ‘그들은 거부권을 사용했다’는 뜻이다. 반면 ‘They vetoed the proposal’에서는 vetoed가 동사다. ‘그들은 그 제안을 거부권 행사로 막았다’고 읽으면 자연스럽다.
시험에서는 형태를 조금 바꿔 낸다. vetoes는 명사 veto의 복수형일 수도 있고, 동사 veto의 현재형일 수도 있다. vetoed는 과거형이나 과거분사형으로 쓰인다. 형태만 보고 뜻을 확정하기보다 앞뒤 문장에서 주어와 목적어를 먼저 찾는 게 안전하다.
가령 ‘The committee’s veto delayed the plan’이라면 위원회의 거부권 행사가 계획을 늦췄다는 말이다. ‘The committee vetoed the plan’은 위원회가 계획을 막았다는 말이고. 둘 다 같은 상황을 가리킬 수 있지만, 첫 문장은 veto 자체가 주어이고 둘째 문장은 위원회가 주어다. 독해 문제에서 원인과 행위자를 묻는다면 이 차이가 답을 가른다.
reject와 헷갈릴 때는 권한을 확인한다
reject는 제안이나 요청을 ‘거절하다’라는 폭넓은 말이다. 회사가 지원자를 떨어뜨릴 때도, 사람이 초대를 거절할 때도 쓸 수 있다. veto에는 그보다 좁은 조건이 붙는다. 결정 과정에서 특정 사람이나 집단이 가진 거부 권한을 행사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The manager rejected the idea’는 관리자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뜻이고, ‘The manager vetoed the idea’는 관리자가 가진 권한으로 아이디어의 진행을 막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문장 하나만 주어졌을 때 모든 절차를 추측할 필요는 없다. 다만 veto가 나오면 ‘이 사람이 막을 권한이 있구나’ 하고 읽으면 된다.
실전에서 흔한 실수는 veto를 무조건 ‘싫어하다’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뒤에 이어지는 ‘계획이 중단됐다’, ‘제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같은 결과가 뜬금없어 보인다. 읽다가 그런 결과가 나오면 앞 문장에 veto, reject, oppose 중 어떤 단어가 있었는지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한 문장씩 바꿔 읽으면 오래 남는다
단어장을 여러 번 보는 것보다 같은 상황을 세 단계로 바꿔 읽는 연습이 효율적이다. ‘한 사람이 계획에 반대했다’, ‘그 사람에게 거부권이 있었다’, ‘그 사람이 계획을 막았다’를 차례로 떠올려보자. 첫 단계는 oppose, 두 번째는 have a veto, 세 번째는 veto the plan에 가깝다. 이렇게 놓으면 단어 사이의 거리감이 보인다.
복습에는 긴 시간을 잡을 필요도 없다. 오늘 예문 두 개를 읽고, 다음 날 ‘누가 무엇을 막았나’를 한국어로 한 줄만 적어도 충분하다. 사흘 뒤에는 예문을 보지 않고 ‘The board vetoed the proposal’ 같은 짧은 문장을 직접 만들어본다. 틀린 부분이 있다면 그때 고치면 된다. 단어를 알아본 것과 문장에서 꺼내 쓸 수 있는 것은 다르니까.
veto는 뜻 자체보다 결정의 흐름을 보여주는 단어다. 글에서 이 단어를 만나면 반대 의견에만 머물지 말고, 권한을 가진 사람과 멈춘 대상을 함께 찾자. 그 두 가지가 보이면 처음 보는 지문에서도 문맥이 훨씬 또렷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