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아를 좋아하는 마음을 공부 습관으로 바꾸는 방법

얼마 전 상담에서 한 수험생이 “설인아 영상은 매일 챙겨 보는데, 공부는 사흘을 못 넘겨요”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즐길 시간은 있는데 책상 앞에 앉을 시간은 없다는 게 스스로도 답답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건 의지가 약해서라기보다, 즐거운 일과 부담스러운 일을 시작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부에도 다시 시작하기 쉬운 장치가 필요하다.
좋아하는 시간을 공부 시작 신호로 쓰기
설인아의 작품이나 소식을 챙겨 보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편한 시간이라면, 그 시간을 없애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대신 순서를 정해 둔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뒤 25분 동안 문제를 풀고, 그다음 10분을 좋아하는 콘텐츠를 보는 식이다. 공부를 끝낸 대가로 큰 보상을 주는 계획보다 매일 지킬 수 있는 작은 순서가 오래간다.
여기서 기준은 ‘한 편을 다 보기’가 아니라 ‘정해 둔 시간에 멈추기’다. 영상 하나가 다음 영상으로 이어지기 쉬우니 알람을 맞추고, 볼 콘텐츠도 공부 전에 하나만 골라 둔다. 반대로 영상부터 보면 공부 시작 시각이 밀릴 수 있다. 처음 일주일은 어느 순서에서 책상으로 돌아오기 쉬운지 직접 기록해 보는 편이 정확하다.
바쁜 날에는 공부량보다 시작 기준을 낮추기
자격증이나 입시 공부를 시작할 때 하루 3시간씩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시간이 넉넉한 날에는 가능하다. 문제는 야근, 학교 과제, 집안일이 끼어드는 날이다. 그때 계획을 통째로 포기하면 다음 날에도 다시 앉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나는 상담할 때 ‘정상적인 날의 계획’과 ‘바쁜 날의 최소 계획’을 따로 적게 한다.
최소 계획은 15~20분이면 된다. 영어라면 단어 10개를 떠올려 보고 틀린 것만 다시 읽는다. 한국사라면 기출 5문제를 풀고 해설에서 모르는 개념 하나를 확인한다. 계산 과목이라면 전날 틀린 문제 한 개를 풀이를 가리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풀어 본다. 짧아 보여도 다음 공부를 시작할 자리를 남기는 양이다.
단, 앉아 있기만 하면 최소 계획을 달성한 것으로 치지 않는 게 좋다. ‘기출 5문제 채점까지’처럼 끝나는 지점이 보여야 한다. 20분이 지나고 더 할 여력이 있으면 이어 가면 된다. 피곤한 날에는 거기서 멈춰도 계획을 지킨 것이다.
시험 날짜에서 거꾸로 할 일을 고르기
설인아를 보며 얻은 의욕이 공부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무엇을 공부할지는 시험이 결정한다. 먼저 시험일까지 남은 주와 하루에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을 적는다. 8주가 남았고 평일 1시간, 주말 하루 2시간씩 가능하다면 한 주 공부 시간은 약 9시간이다. 교재 목차를 펼치기 전에 이 숫자를 봐야 계획이 현실적이다.
그다음 최근 기출이나 모의고사 한 회분을 시간 제한에 맞춰 풀어 본다. 점수만 보지 말고 틀린 이유를 세 가지로 나눈다. 개념을 몰랐는지, 알았지만 적용하지 못했는지, 시간이 부족했는지다. 개념 부족이 많다면 기본서의 해당 단원을 읽고 바로 문제를 푼다. 시간 부족이 문제라면 새 교재를 사기보다 제한 시간을 두고 이미 배운 범위를 다시 푸는 편이 낫다.
교재도 같은 기준으로 고른다. 입문 단계라면 설명을 읽고 예제를 따라갈 수 있는 한 권, 시험이 가까우면 해설을 이해할 수 있는 기출문제집 한 권이 우선이다. 남들이 좋다고 한 책을 여러 권 쌓아 두면 진도만 분산된다. 지금 점수에서 막히는 지점을 해결하는 책인지가 더 중요하다.
계획이 끊긴 다음 날을 미리 정해 두기
꾸준한 사람도 빠지는 날이 있다. 내가 오래 코칭하며 본 차이는 빠진 날의 개수보다 그다음 날의 행동에 있었다. 이틀치를 몰아서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부담이 두 배가 된다. 결국 다시 미루기 쉽다. 하루를 놓쳤다면 밀린 분량을 모두 회복하려 하지 말고, 원래 계획의 첫 20분부터 시작한다.
주말에는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지난 5일의 기록을 10분만 확인해도 좋다. 시작한 시각, 실제 공부 시간, 자주 틀린 문제 유형을 보면 다음 주에 손볼 곳이 보인다. 매번 저녁에 집중이 안 됐다면 아침 20분으로 옮기고, 문제 풀이에서 자꾸 멈췄다면 새 진도 한 칸을 덜어 내는 식이다. 계획은 지키지 못한 자신을 평가하는 표가 아니라 생활에 맞게 고치는 도구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며 생긴 에너지는 금방 커지기도, 금방 줄어들기도 한다. 그래서 설인아를 좋아하는 마음은 공부를 시작하는 가벼운 신호로 두고, 실제 진도는 작은 계획과 기록에 맡기는 편이 좋다. 합격까지 가는 공부는 특별히 의욕이 넘치는 하루보다 평범한 날에 다시 책을 펴는 순간들이 만든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