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가나다군 지원 조합 짜는 방법

상담할 때 정시 지원표를 보면 점수보다 대학 이름부터 적는 학생이 꽤 많습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두 학과가 모두 나군이라는 걸 원서 접수 직전에 발견하죠. 정시가나다군은 대학의 순위가 아니라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누는 기준입니다. 처음부터 군을 표시해 두면 이런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가군 나군 다군은 지원 칸 세 개라고 생각하세요
일반적인 4년제 대학 정시모집에서는 가군, 나군, 다군에 각각 한 번씩 지원할 수 있습니다. 같은 군에 속한 대학이나 학과 두 곳에 동시에 원서를 내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한 대학이 여러 군에서 모집한다면, 모집단위와 지원 자격을 확인한 뒤 서로 다른 군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군은 학교 전체가 아니라 지원하려는 학과의 전형을 기준으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여기서 자주 놓치는 조건도 있습니다.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일반적인 정시 지원이 제한됩니다. 충원 합격도 포함됩니다. 전문대학과 산업대학 등에는 일반 4년제 대학과 다른 지원 규칙이 적용될 수 있으니, 함께 지원할 계획이라면 해당 대학의 모집요강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동일 군 복수 지원과 수시 합격 후 정시 지원을 대입 지원 방법 위반 사례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대학 이름보다 모집단위와 전형을 먼저 적으세요
지원표에는 ‘대학·학과·전형명·모집군·모집인원·수능 반영 방식·실기나 면접 여부’까지 한 줄로 적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대학의 비슷한 이름을 가진 학과라도 군이 다를 수 있고, 전년도와 올해의 군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도 2027학년도 모집군이 바뀐 학과 사례가 올라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심 학과 여섯 곳을 찾았다면 먼저 군별로 나눠 보세요. 가군에 네 곳, 나군에 한 곳, 다군에 한 곳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가군 후보 네 곳을 오래 비교하는 것보다 나군과 다군에 정말 다닐 만한 선택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세 칸을 채우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닙니다. 합격해도 등록할 생각이 없는 학과라면 ‘안정 지원’으로 세지 않는 게 낫습니다.
모집인원도 같이 보세요. 인원이 적은 모집단위는 몇 명의 이동만으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시에서 채우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넘어오면 최종 모집인원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관심 학과는 최초 계획만 보고 끝내지 말고, 대학이 발표하는 최종 모집인원을 접수 전에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수능 점수라도 대학별 환산점수는 다릅니다
‘내 백분위가 이 정도니까 어느 대학까지 된다’는 식의 비교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대학마다 국어·수학·영어·탐구 반영 비율이 다르고, 탐구를 한 과목만 쓰는지 두 과목을 쓰는지도 다릅니다. 영어 등급 간 점수 차이, 수학이나 탐구 가산점까지 적용하면 지원 순서가 뒤집히기도 합니다.
가령 국어보다 수학이 강한 학생이라면 수학 비중이 높은 학과에서 환산점수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영어 등급이 한 단계 낮은 학생은 영어 감점 폭이 큰 대학에서 예상보다 불리해집니다. 대학별 성적 산출 방식으로 내 점수를 계산하고, 전년도 입시 결과는 참고 범위로만 사용하세요. 전년도 합격선은 올해의 모집인원과 지원자 구성이 달라지면 그대로 반복되지 않습니다.
‘상향·적정·안정’을 나눌 때도 감으로 이름표만 붙이지 마세요. 각 후보 옆에 대학별 환산점수, 전년도 결과, 모집인원, 올해 변경 사항을 함께 적으면 판단 근거가 보입니다. 실기나 면접이 있는 전형은 시험일이 겹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점수상 지원 가능해 보여도 실제 응시가 어려우면 선택지에서 빼야 합니다.
원서 접수 전에는 조합을 두 번 점검하세요
첫 점검은 성적 발표 뒤에 합니다. 가·나·다군마다 가고 싶은 곳을 우선순위로 적고, 상향 지원이 실패했을 때 남는 선택지를 살펴보세요. 세 군 모두 경쟁이 높은 곳으로 채우는 게 꼭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재도전까지 감수할 생각인지, 올해 입학이 더 중요한지에 따라 적절한 조합은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가족이나 상담 선생님과 미리 이야기해 두면 접수 당일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두 번째 점검은 원서를 내기 직전입니다. 2027학년도 4년제 대학 정시 원서 접수는 2027년 1월 4일부터 7일 사이에 대학별로 3일 이상 진행됩니다. 모든 대학의 시작·마감 시각이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각 대학 모집요강에서 정확한 시각과 제출 서류, 전형료 결제 완료 여부를 확인하세요. 경쟁률은 참고할 수 있지만, 마감 직전 숫자만 보고 준비한 조합을 전부 바꾸면 환산점수나 지원 자격을 놓치기 쉽습니다.
정시가나다군을 잘 활용한다는 건 세 번의 원서를 화려하게 쓰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실제로 갈 수 있는 학과를 고르고, 같은 기준으로 점수를 비교하고, 마감 전에 차분히 확인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공부할 때처럼 지원도 표 한 장을 꾸준히 고쳐 가는 방식이 결국 실수를 줄여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