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시험 처음 준비하는 방법, 1년 차 계획은 이렇게 잡으면 됩니다

최근 상담에서 회계사시험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강의를 다 들으면 길이 보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막막해졌어요.’ 사실 이 시험은 의지보다 구조가 먼저입니다. 하루 10시간 앉아 있어도 과목 순서, 복습 간격, 문제풀이 타이밍이 어긋나면 공부량이 점수로 잘 이어지지 않습니다.
먼저 응시요건부터 달력에 박아두기
회계사시험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행정 요건을 먼저 잠가야 합니다. 금융위원회 공고 기준으로 공통 응시요건에는 회계학 및 세무 관련 과목 12학점 이상, 경영학 6학점 이상, 경제학 3학점 이상, 정보기술과목 3학점 이상이 들어갑니다. 국적, 학력, 연령 제한은 없지만 학점 인정과 영어성적 인정은 따로 챙겨야 하니 ‘나중에’로 미루면 위험합니다.
2027년도 시험을 바라보는 수험생이라면 2026년 9월 7일부터 2027년 1월 8일까지 학점인정신청 기간이 열려 있고, 과목인정신청은 2026년 9월 7일부터 11월 6일까지입니다. 영어성적인정은 토익, 텝스, 지텔프는 상시 접수이고 토플, 플렉스, 아이엘츠, 일본토익은 매월 1일부터 10일까지 접수되는 방식입니다. 실제 원서접수와 서류접수는 별개라서, 시험 공부표에 행정 일정 칸을 따로 두는 편이 좋습니다.
1차는 넓게, 2차는 답안으로 버티는 시험
회계사시험은 1차 객관식과 2차 주관식으로 나뉩니다. 1차는 경영학, 경제원론, 기업법, 세법개론, 회계학을 넓게 가져가고 영어는 공인영어성적으로 대체합니다. 2차는 세법, 재무관리, 회계감사, 원가관리회계, 재무회계Ⅰ, 재무회계Ⅱ처럼 답안을 직접 써야 하는 과목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1차식 공부만 오래 한 사람은 2차에서 손이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로 보면 더 현실적입니다. 2026년도 제61회 1차시험은 응시자 12,263명 중 2,816명이 합격했고, 2차시험은 응시자 4,368명 중 1,150명이 최종 합격했습니다. 2차 합격률은 26.3%였습니다. 또 최종 합격자 중 유예생 비중이 83.4%였습니다. 동차 합격을 목표로 잡는 건 좋지만, 실제 전략은 ‘올해 붙거나 끝’이 아니라 ‘올해 얻은 과목을 다음 해 점수로 연결’하는 쪽이 더 튼튼합니다.
교재는 많이 사기보다 반복 가능한 조합으로
초보 수험생이 자주 무너지는 지점은 교재 선택입니다. 기본서, 서브노트, 객관식 문제집, 기출문제집, 모의고사 자료를 한 번에 쌓아두면 마음은 든든한데 책상 위 압박감도 같이 커집니다. 처음 3개월은 과목별로 기본서 1권, 강의 1개 라인, 객관식 문제집 1권 정도면 충분합니다. 실력이 올라간 뒤 빈틈을 메우는 교재를 추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 전업 수험생: 하루 8~10시간을 잡되 회계학 3시간, 세법 2시간, 나머지 과목 2~3시간, 오답 처리 1시간으로 나눕니다.
- 직장·학교 병행 수험생: 평일 3시간, 주말 7시간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강의보다 복습률을 우선합니다.
- 초시생: 첫 4주는 완벽한 이해보다 전체 지도를 그리는 기간으로 보고, 같은 단원을 최소 2회 반복합니다.
솔직히 회계사시험은 ‘좋은 책’보다 ‘끝까지 본 책’이 더 강합니다. 교재를 바꾸는 순간마다 앞부분만 여러 번 보는 패턴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강사가 안 맞는 경우는 바꿔야 하지만, 불안해서 자료만 늘리는 건 대개 점수에 큰 힘을 주지 못합니다.
흔한 실패 패턴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강의 진도는 빠른데 문제를 안 푸는 경우
진도율 80%인데 객관식 정답률이 40%대라면 공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출력 훈련이 늦은 겁니다. 강의를 들은 날 바로 기본 문제 10~20개를 풀어야 머릿속 지식이 시험 언어로 바뀝니다. 틀린 문제는 해설을 길게 베끼기보다, 왜 그 선택지를 골랐는지 한 줄로 남기는 방식이 좋습니다.
회계학만 오래 붙잡고 세법과 기업법을 미루는 경우
회계학이 중요한 건 맞습니다. 그런데 세법과 기업법을 뒤로 밀어두면 1차 막판에 암기 과목이 아니라 새 과목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세법은 계산과 암기가 섞여 있어서 단기간 압축이 쉽지 않습니다. 주 6일 공부한다면 회계학은 매일, 세법은 주 5일, 기업법은 주 3일 이상 얼굴을 보는 식으로 리듬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의고사를 점수 확인용으로만 쓰는 경우
모의고사는 성적표가 아니라 진단 도구입니다. 60점을 못 넘겼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건 어느 과목에서 시간이 새는지, 어느 단원에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지입니다. 시험 두 달 전부터는 주 1회 이상 시간을 재고 풀되, 다음 날은 반드시 틀린 문제의 원인을 처리하는 날로 잡아야 합니다.
초보자는 4주 단위로 계획을 고쳐야 오래 갑니다
처음 세운 6개월 계획이 그대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험생에게 4주 단위 점검을 권합니다. 첫째 주는 진도, 둘째 주는 복습, 셋째 주는 문제풀이, 넷째 주는 누적 점검으로 배치하면 무리 없이 현재 위치를 볼 수 있습니다. 계획을 고치는 건 실패가 아니라 시스템을 현실에 맞추는 과정입니다.
회계사시험은 특별한 사람만 통과하는 시험이라기보다, 긴 기간 동안 무너지지 않는 장치를 가진 사람이 끝까지 남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잠을 줄이고 버티는 방식은 몇 주는 갈 수 있어도 1년을 버티기 어렵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앉고, 같은 방식으로 틀린 문제를 처리하고, 한 달에 한 번 계획을 손보는 사람은 생각보다 멀리 갑니다. 저는 그 꾸준한 구조가 합격담보다 훨씬 믿을 만하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