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과목 고르는 방법, 초시생이 먼저 확인할 순서

얼마 전 상담에서 한 수험생이 “일단 국어, 영어, 한국사부터 하면 되죠?”라고 묻더라고요. 틀린 말은 아닌데, 공무원시험과목은 그렇게 시작하면 중간에 계획이 자주 흔들립니다. 특히 9급인지 7급인지, 국가직인지 지방직인지, 행정직인지 기술직인지에 따라 공부해야 할 과목과 시간 배분이 꽤 달라집니다.
제가 10년 동안 수험생을 보면서 느낀 건, 과목을 많이 아는 사람보다 ‘내 시험의 과목 구조’를 빨리 고정한 사람이 오래 버틴다는 점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의욕보다 구조가 먼저입니다.
공무원시험과목은 급수부터 나눠야 합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급수입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보통 필기 5과목 구조로 이해하면 됩니다. 국가직 9급 일반행정 기준으로는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준비하는 식입니다. 세 과목은 공통 과목이고, 나머지 두 과목은 직렬별 전문 과목입니다.
예전에는 선택과목 조합으로 접근하는 수험생이 많았지만, 지금은 전문 과목 중심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쉬운 과목 골라서 점수 만들기”보다 “내가 지원할 직렬의 전문 과목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7급은 구조가 다릅니다. 국가직 7급은 1차에서 PSAT 성격의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을 치르고, 영어와 한국사는 검정시험으로 대체됩니다. 이후 2차에서 직렬별 전문 과목을 봅니다. 9급 공부를 하다가 7급도 같이 보겠다고 마음먹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과목 체계가 달라서 같은 공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9급은 공통 3과목보다 전문 2과목이 승부를 가릅니다
초시생은 국어, 영어, 한국사에 익숙합니다. 학교 공부의 연장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점수 싸움에서는 전문 과목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정직이면 행정법과 행정학, 세무직이면 세법과 회계학, 사회복지직이면 사회복지학개론과 행정법총론처럼 직렬마다 방향이 달라집니다.
실패 패턴도 분명합니다. 처음 3개월 동안 영어 단어와 한국사 회독에만 시간을 쓰다가, 뒤늦게 행정법을 열어 보고 “이걸 언제 다 하지?” 하고 멈칫합니다. 근데 전문 과목은 처음엔 낯설어도 기출 반복 효과가 큽니다. 1회독 때 이해가 40%만 되어도 괜찮습니다. 대신 2회독, 3회독을 전제로 빨리 시험 범위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 국어: 독해, 문법, 어휘를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합니다.
- 영어: 단어와 독해가 기본이고, 문법은 빈출 유형 중심으로 압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한국사: 흐름을 잡은 뒤 기출 선지로 암기 밀도를 올려야 합니다.
- 전문 과목: 처음부터 완벽한 이해보다 기출 범위 파악이 먼저입니다.
직렬 선택 전에는 과목 이름보다 생활 패턴을 봐야 합니다
공무원시험과목을 고를 때 많은 분이 합격선만 봅니다. 물론 합격선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과목 성향도 같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회계학이 들어가는 직렬은 계산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하고, 행정법은 판례와 조문 표현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기술직은 전공 베이스가 있으면 유리하지만, 기초가 약하면 초반 진입 장벽이 큽니다.
제가 상담할 때 자주 쓰는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하루에 확보 가능한 공부 시간입니다. 둘째, 기존에 배운 과목과의 거리입니다. 셋째,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성격을 견딜 수 있는지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새 내용을 많이 보는 시험 같지만, 실제로는 같은 기출을 여러 번 틀리고 다시 붙잡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평일 3시간 공부가 가능한 직장인이라면, 처음부터 여러 시험을 동시에 노리는 계획은 부담이 큽니다. 국가직 9급과 지방직 9급처럼 과목 겹침이 큰 조합은 가능성이 있지만, 9급과 7급을 한 번에 잡겠다는 계획은 PSAT까지 들어오면서 피로도가 확 올라갑니다.
시험 일정에 맞춰 과목 순서를 바꾸는 방법
인사혁신처 공채 일정 기준으로 2026년 국가직 9급 필기시험은 4월 4일에 시행됐고, 7급 1차 시험은 7월 18일, 7급 2차 시험은 9월 19일 일정으로 공고됐습니다. 해마다 날짜는 바뀔 수 있으니 원서접수 전에는 국가공무원채용시스템과 인사혁신처 공고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9급을 준비한다면 보통 시험 6개월 전에는 전 과목 1회독이 끝나 있어야 안정적입니다. 시험 3개월 전부터는 새 강의를 늘리기보다 기출 회독, 오답 정리, 모의고사 시간 관리로 넘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영어가 약한 수험생은 매일 40분이라도 고정해야 합니다. 영어는 몰아서 올리기 어렵고, 안 보면 바로 감이 떨어집니다.
전문 과목은 주 2회 몰아서 보는 방식보다 짧게라도 자주 보는 방식이 잘 맞습니다. 행정법 조문, 행정학 개념, 세법 규정처럼 표현이 중요한 과목은 간격이 벌어지면 다시 낯설어집니다. 공부 시간이 적을수록 ‘긴 시간 한 번’보다 ‘짧은 시간 여러 번’이 유리합니다.
초시생에게 맞는 과목 계획은 단순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표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촘촘한 계획표는 2주 안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하루를 세 덩어리로 나누는 겁니다. 공통 과목 1개, 전문 과목 1개, 복습 1개. 이 정도면 단순하지만 꾸준히 굴러갑니다.
예를 들면 월요일은 영어 단어와 독해, 행정법 기본강의, 전날 한국사 오답 복습으로 잡습니다. 화요일은 국어 독해, 행정학 기출, 영어 단어 복습으로 돌립니다. 이렇게 하면 모든 과목을 매일 다 보지 않아도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공무원시험과목은 많아 보이지만, 결국 매주 반복되는 공부 시스템 안에 들어와야 점수로 바뀝니다. 과목표를 보는 데서 멈추지 말고, 내 직렬의 5과목을 한 주 안에 어떻게 다시 만나게 할지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수험생활은 대단한 각오보다 다음 주에도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더 오래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