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과목 처음 잡는 방법, 9급·7급 준비생은 이렇게 나누세요

얼마 전 상담한 수험생이 책장 사진을 보내왔는데, 국어 기본서 2권, 영어 문법책 3권, 한국사 필기노트, 행정법 판례집까지 이미 꽤 많이 사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9급 일반행정인지, 지방직까지 같이 볼 건지, 7급을 병행할 건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더군요. 사실 공무원시험과목은 책을 많이 사는 순간보다, 시험 급수와 직렬을 먼저 좁히는 순간에 공부가 훨씬 가벼워집니다.
공무원시험과목은 급수부터 나눠야 합니다
2026년 국가직 공채 기준으로 9급은 필기 5과목 구조가 기본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반행정직은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봅니다. 세무직이면 세법개론과 회계학이 들어가고, 전산직이면 컴퓨터일반과 정보보호론처럼 직렬 전문과목이 붙습니다. 그래서 9급 준비생이 처음 할 일은 ‘공통 3과목+전공 2과목’ 구조를 본인 직렬에 맞게 채우는 것입니다.
7급은 느낌이 다릅니다. 1차에서 PSAT, 즉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을 보고, 영어와 한국사는 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됩니다. 이후 2차에서 직렬별 전문과목 4과목을 치릅니다. 예를 들어 행정직 계열은 헌법, 행정법, 행정학, 경제학처럼 9급보다 과목 깊이가 확 올라갑니다. 같은 ‘공무원’이라고 묶어도 9급과 7급은 공부 근육이 다릅니다.
9급 초시생은 공통과목에 오래 묶이면 손해입니다
초시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국어, 영어, 한국사만 3~4개월 붙잡는 겁니다. 물론 공통과목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9급은 5과목이 같은 날 점수로 합산되는 시험입니다. 행정법과 행정학을 뒤로 미루면 11월쯤 갑자기 전공 2과목이 벽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권하는 방식은 첫 8주 안에 5과목을 모두 한 번씩 굴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하루 6시간 공부가 가능하다면 영어 90분, 한국사 60분, 국어 60분, 전공 2과목 각각 75분 정도로 배치합니다.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멈추기보다, 기출에서 어떤 방식으로 묻는지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공무원시험과목은 ‘이론을 다 알고 문제로 가는 시험’이라기보다, ‘문제에서 반복되는 지점을 이론으로 다시 확인하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직렬 선택은 점수보다 버틸 수 있는 과목으로 보세요
상담하다 보면 경쟁률만 보고 직렬을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경쟁률 20대 1과 30대 1의 차이보다 더 무서운 건, 매일 보기 싫은 과목을 1년 동안 끌고 가는 피로감입니다. 회계가 너무 싫은 사람이 세무직을 고르면 초반에는 ‘채용 인원이 많다’는 말로 버티지만, 3개월 뒤에는 회계학 책을 펴는 것 자체가 일이 됩니다.
반대로 법 과목에 거부감이 적고 암기와 사례 적용을 견딜 수 있다면 행정직, 교정직, 보호직 계열이 맞을 수 있습니다. 숫자와 계산에 큰 부담이 없다면 세무직이나 통계직도 후보가 됩니다. 기술직은 전공 베이스가 있으면 진입 장벽이 낮아지지만, 국어·영어·한국사를 같이 챙겨야 하니 방심하면 안 됩니다.
- 일반행정 9급: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 세무 9급: 국어, 영어, 한국사, 세법개론, 회계학
- 전산 9급: 국어, 영어, 한국사, 컴퓨터일반, 정보보호론
- 7급 공채: 1차 PSAT, 영어·한국사 검정 대체, 2차 직렬별 전문 4과목
교재는 과목별 역할을 나눠서 고르는 게 좋습니다
공무원시험과목을 준비할 때 기본서, 기출문제집, 요약서, 모의고사를 한 번에 다 사는 분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부터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초반 2개월은 기본서 1권과 기출 1권이면 충분한 과목이 많습니다. 특히 행정법, 행정학, 한국사는 기출 회독이 늦어질수록 점수 상승도 늦어집니다.
영어는 조금 다릅니다. 단어, 문법, 독해가 분리되어 있어서 본인 약점에 맞게 나눠야 합니다. 단어가 약한데 하프 모의고사만 풀면 점수가 들쭉날쭉합니다. 문법이 약한데 독해 문제만 많이 풀어도 비슷합니다. 국어는 최근 출제 경향상 긴 암기보다 독해력과 문법 기본기를 함께 가져가는 쪽이 안정적입니다.
공부 순서는 ‘공통 안정화’보다 ‘전 과목 회전’입니다
수험 초반에는 100점을 만들 과목을 찾기보다 40점대 과목을 만들지 않는 게 더 중요합니다. 9급 기준으로 5과목 중 한 과목이 무너지면 다른 과목에서 만회해야 할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과목을 모두 배치하고, 주말에는 밀린 과목과 기출 오답을 처리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만드는 게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평일 5일 동안 매일 영어를 짧게 넣고, 나머지 시간에 국어·한국사·전공을 번갈아 배치합니다. 전공과목은 최소 주 3회 이상 봐야 감이 유지됩니다. 7급 준비생이라면 PSAT을 주 2~3회 고정하고, 전문과목은 과목별 기본서 회독과 기출 분석을 따로 가져가야 합니다. PSAT은 감각 시험처럼 보이지만, 자료해석 계산 루틴과 상황판단 조건 처리 방식은 훈련량에 따라 꽤 달라집니다.
2026년 국가직 일정만 봐도 9급 필기시험은 4월 4일, 7급 1차시험은 7월 18일, 7급 2차시험은 9월 19일로 운영됐습니다. 일정은 매년 공고로 바뀔 수 있으니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에서 최종 공고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공부 전략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공무원시험과목을 정확히 고르고, 5과목 또는 7급 단계별 과목을 매주 빠짐없이 굴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멀리 갑니다. 대단한 의지보다 덜 흔들리는 시간표가 합격권에 더 자주 데려다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