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만 듣고 끝나지 않게 공부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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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만 듣고 끝나지 않게 공부하는 방법

얼마 전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상담했는데, 수강 중인 강의만 3개인데도 기출문제 점수는 50점대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본인은 꽤 성실하게 공부했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매일 2시간씩 강의를 틀었고, 진도율도 80%를 넘겼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문제를 풀면 기억나는 건 강사님 목소리뿐이고, 손으로 풀 수 있는 내용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강의는 공부의 출발점으로는 좋지만, 강의 시청 자체가 실력이 되는 건 아닙니다. 특히 자격증 시험이나 입시처럼 점수로 결과가 나오는 공부에서는 ‘들었다’와 ‘풀 수 있다’ 사이에 꽤 큰 간격이 있습니다.

강의를 공부로 착각하는 순간 점수가 멈춥니다

강의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혼자 교재를 읽을 때보다 흐름을 빨리 잡을 수 있고, 어려운 개념을 덜 외롭게 넘길 수 있습니다. 초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역할도 큽니다. 문제는 강의가 너무 편하다는 데 있습니다.

화면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면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강사가 문제를 풀어주면 나도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험장에서는 강사가 옆에서 힌트를 주지 않습니다. 내가 조건을 읽고, 필요한 개념을 떠올리고, 계산하거나 판단해서 답을 골라야 합니다.

제가 코칭하면서 자주 보는 패턴은 이렇습니다.

  • 기본 강의를 2회독했지만 기출은 거의 풀지 않음
  • 필기를 예쁘게 했지만 다시 꺼내 보는 시간이 없음
  • 어려운 단원을 만나면 문제풀이보다 새 강의를 추가로 결제함
  • 진도율은 높은데 오답노트에는 빈칸이 많음

솔직히 말하면, 강의를 많이 듣는 사람보다 강의 후 30분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 더 빨리 올라갑니다. 시험 공부는 입력보다 출력에서 실력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강의는 1.2배속보다 ‘멈춤’이 더 중요합니다

많은 수험생이 강의를 효율적으로 듣는 방법을 물어보면 배속부터 이야기합니다. 1.2배속이 좋은지, 1.5배속도 괜찮은지, 하루에 몇 강을 들어야 하는지 묻습니다. 그런데 실제 점수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건 배속이 아니라 멈추는 타이밍입니다.

강의를 들을 때는 최소 3번 멈추는 구간을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첫째, 강사가 정의나 공식처럼 시험에 직접 나오는 말을 했을 때. 둘째, 예제를 풀기 직전. 셋째, 내가 ‘아, 알겠다’고 느낀 직후입니다. 특히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 알겠다고 느낀 순간 바로 20초만 멈춰서 빈 종이에 설명해보면, 실제로 아는지 금방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40분짜리 강의라면 이렇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 강의 시청 40분
  • 교재 예제 다시 풀기 15분
  • 오늘 나온 개념 3개를 말로 설명하기 10분
  • 관련 기출 5문제 풀기 15분

총 80분입니다. 그냥 강의 2개를 연속으로 듣는 것보다 진도는 느려 보입니다. 그런데 2주 뒤 모의고사를 보면 차이가 납니다. 기억에 남는 양이 다르고, 문제를 만났을 때 손이 먼저 움직입니다.

초보자는 완강보다 기준 점수를 먼저 잡아야 합니다

초보 수험생일수록 완강에 집착합니다. 물론 기본 강의를 끝까지 듣는 건 필요합니다. 다만 모든 단원을 완벽하게 이해한 뒤 문제풀이로 넘어가겠다는 방식은 자주 실패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앞부분을 잊은 채 뒷부분을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격증 시험이라면 보통 과목별 과락과 평균 점수가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전 단원을 똑같이 깊게 파는 것보다, 자주 나오는 단원에서 안정적으로 맞히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 입시 과목도 마찬가지입니다. 30일 남은 학생과 6개월 남은 학생의 강의 활용법은 달라야 합니다.

저는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강의 계획을 이렇게 잡게 합니다.

  • 1단계: 전체 강의의 60~70%는 빠르게 흐름 파악
  • 2단계: 기출 빈출 단원은 강의 후 바로 문제풀이
  • 3단계: 틀린 문제에서 필요한 강의만 다시 듣기
  • 4단계: 시험 2주 전부터는 새 강의보다 오답 반복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빠르게’가 대충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문장을 붙잡지 말고, 시험에 자주 연결되는 뼈대를 먼저 세우자는 의미입니다. 강의는 지도이고, 문제풀이는 실제 걷는 일에 가깝습니다.

좋은 강의를 고르는 기준은 화려함이 아닙니다

강의를 고를 때 샘플 영상의 말투나 이벤트 가격만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강사와의 궁합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험 공부에서는 몇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

첫째, 교재와 강의 순서가 잘 맞아야 합니다. 강의는 A 순서로 가고 교재는 B 순서로 가면 복습 시간이 계속 늘어납니다. 둘째, 기출 연결이 빨라야 합니다. 개념 설명만 오래 이어지고 실제 문제 적용이 늦으면 초보자는 공부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셋째, 강의 수가 내 일정에 맞아야 합니다. 120강짜리 커리큘럼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시험까지 45일 남은 사람이 하루 1강씩 들으면 완강 전에 시험일이 옵니다.

예를 들어 평일 공부 시간이 하루 2시간이고 주말에 5시간씩 가능하다면, 한 주 공부 시간은 약 20시간입니다. 이 중 강의에 70%를 쓰면 문제풀이와 복습 시간이 부족합니다. 저는 보통 초반 2주를 제외하면 강의 40%, 문제풀이 40%, 복습 20% 정도로 나누는 편을 권합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강의 비중이 계속 70%를 넘으면 점검이 필요합니다.

강의 후 10분 기록이 재수강을 줄입니다

강의를 듣고 나서 필기를 길게 다시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바쁜 수험생에게 긴 필기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대신 강의가 끝난 직후 10분 기록을 남기면 효율이 꽤 좋습니다.

양식은 단순하면 됩니다.

  • 오늘 배운 개념 3개
  • 바로 풀 수 있었던 문제 1개
  • 막힌 지점 1개
  • 다음 복습 날짜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특히 ‘막힌 지점 1개’를 남겨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모르는 부분을 애매하게 덮어두고 다음 강의로 넘어갑니다. 그러면 나중에 다시 처음부터 들어야 할 것 같은 불안이 생깁니다. 반대로 막힌 지점을 짧게 적어두면, 재수강 범위가 줄어듭니다. 40분 강의를 다시 듣는 대신 7분짜리 구간만 보면 됩니다.

강의는 좋은 도구입니다. 다만 도구가 공부를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화면 앞에서 보낸 시간을 실력으로 바꾸려면, 강의 후에 반드시 내 손으로 풀고 내 말로 설명하는 시간이 붙어야 합니다. 공부가 잘 안 굴러간다고 느껴질 때 새 강의를 찾기 전에, 지금 듣고 있는 강의 뒤에 문제 5개와 복습 10분이 붙어 있는지 먼저 보면 좋겠습니다. 그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강의만 듣고 끝나지 않게 공부하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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