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만 듣고 끝내지 않으려면 이렇게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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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만 듣고 끝내지 않으려면 이렇게 공부하세요

강의는 공부의 시작이지 완성이 아닙니다

요즘 상담을 하다 보면 “강의는 다 들었는데 문제를 보면 손이 멈춘다”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자격증 시험이든 입시 과목이든 비슷합니다. 40강짜리 강의를 완강하면 뭔가 해낸 느낌이 들지만, 막상 기출을 펴면 기억나는 건 강사님 목소리와 칠판 위치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강의는 이해를 빠르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많은 수험생이 강의를 ‘공부 시간’ 전체로 계산합니다. 하루 3시간 공부했다고 적어놓고 실제로는 2시간 40분을 영상 시청에 쓴 거죠. 이러면 공부량은 쌓인 것처럼 보이지만, 시험장에서 꺼내 쓸 지식은 잘 남지 않습니다.

제가 코칭할 때는 강의 시간을 전체 공부 시간의 40~50% 안쪽으로 잡게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3시간을 공부한다면 강의는 90분 정도, 나머지는 복습·문제풀이·오답 확인에 씁니다. 처음에는 답답합니다. 강의 진도가 느려 보이거든요. 그런데 2주만 지나도 차이가 납니다. 들은 내용을 바로 문제에 적용해본 사람은 같은 강의를 들어도 훨씬 덜 흔들립니다.

초보자는 ‘완강’보다 1회독 루틴이 먼저입니다

강의를 고를 때 가장 흔한 실수는 커리큘럼이 긴 강좌를 무조건 좋은 강의로 보는 겁니다. 80강짜리 강의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초보자에게는 길이가 곧 부담이 됩니다. 1강이 60분이고 총 80강이면 영상만 80시간입니다. 복습과 문제풀이까지 넣으면 실제 필요 시간은 최소 160시간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그래서 첫 강의는 ‘끝낼 수 있는 강의’여야 합니다. 특히 직장인, 대학생, 육아 병행 수험생이라면 하루 공부 시간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너무 긴 강의를 잡으면 3주 차쯤부터 밀리기 시작합니다. 밀린 강의가 10개를 넘는 순간, 많은 분들이 계획표를 다시 짜다가 공부 자체를 놓습니다.

강의 선택 기준은 이렇게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 총 강의 수보다 하루에 소화 가능한 분량을 먼저 봅니다.
  • 기초 설명과 기출 적용이 함께 있는지 확인합니다.
  • 교재와 강의 순서가 잘 맞는지 봅니다.
  • 배속으로 들어도 이해가 되는 강의인지 2~3강은 미리 확인합니다.
  • 질문 게시판이나 해설 자료가 있는지도 체크합니다.

초보자라면 처음부터 모든 걸 깊게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1회독의 목적은 “이 과목이 어떤 구조로 시험에 나오는지 감을 잡는 것”입니다. 세부 암기는 그다음입니다. 특히 법규, 회계, 한국사, 전공 이론처럼 양이 많은 과목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붙잡으면 진도가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강의 후 20분이 점수를 바꿉니다

제가 가장 강하게 권하는 습관은 강의가 끝난 뒤 바로 20분을 남기는 겁니다. 이 시간이 없으면 강의 효과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방금 들은 내용을 노트에 예쁘게 옮겨 적는 시간이 아닙니다. 시험에 나올 만한 형태로 다시 꺼내보는 시간입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강의를 끄고 책을 덮은 뒤, 방금 배운 내용을 5줄로 적습니다. 그다음 해당 단원의 기본 문제를 3~5개 풉니다. 틀리면 해설을 보고, 다시 교재의 어느 부분에서 나온 내용인지 표시합니다. 이 과정이 귀찮아 보여도 누적 효과가 큽니다.

예를 들어 50분 강의를 듣고 바로 다음 강의로 넘어가는 사람은 하루에 3강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반면 50분 강의 뒤 20분 복습을 붙이는 사람은 하루에 2강 정도가 한계일 수 있습니다. 표면상 진도는 느립니다. 하지만 한 달 뒤 모의고사를 보면 후자가 더 안정적입니다. 공부는 들은 양보다 남은 양이 점수로 이어집니다.

강의 직후 복습은 이 순서가 좋습니다

  • 강의 제목을 보고 오늘 배운 내용을 스스로 떠올립니다.
  • 중요 개념 3개를 짧게 적습니다.
  • 기본문제나 예제 3~5개를 바로 풉니다.
  • 틀린 문제 옆에 틀린 이유를 한 줄로 남깁니다.
  • 다음날 시작 전에 전날 표시한 부분만 10분 다시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복습을 거창하게 만들지 않는 겁니다. 복습 노트가 너무 화려해지면 유지가 어렵습니다. 시험 준비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내가 자주 틀리는 지점을 빠르게 발견하고, 같은 실수를 줄이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배속 강의는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입니다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강의를 듣는 분들도 많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에게 배속은 분명 유용합니다. 다만 배속을 ‘이해한 척’하는 도구로 쓰면 위험합니다. 특히 처음 배우는 개념, 계산 과정, 판례나 조문처럼 문장 하나가 중요한 과목은 너무 빠르게 들으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저는 보통 이렇게 나눕니다. 이미 배운 단원의 재수강은 1.5배속까지 괜찮습니다. 쉬운 개념 설명도 1.25배속 정도는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 듣는 단원이나 문제풀이 해설은 기본 속도에 가깝게 듣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강사가 “여기서 많이 틀립니다”라고 말하는 구간은 멈춰서 표시해야 합니다.

강의를 듣다가 이해가 안 되면 처음부터 다시 듣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전체를 다시 듣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듭니다. 이해가 막힌 지점만 3~5분 되돌려 듣고, 그래도 어렵다면 일단 표시해 둔 뒤 다음 문제에서 다시 만나는 방식이 더 현실적입니다. 공부가 멈추는 것보다 약간 찝찝한 상태로 앞으로 가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강의를 공부 시스템 안에 넣어야 오래 갑니다

강의 중심 공부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계획이 ‘몇 강 듣기’로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월요일 1~3강, 화요일 4~6강, 수요일 7~9강. 보기에는 깔끔합니다. 그런데 시험은 강의 번호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개념이 섞이고, 지문이 바뀌고, 계산 조건이 조금 달라집니다.

그래서 주간 계획에는 강의와 함께 문제풀이 단위를 넣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민법 5~8강 수강”보다 “민법 5~8강 수강, 기본문제 30개, 오답 10개 재확인”이 훨씬 낫습니다. 숫자가 들어가면 내가 진짜 공부했는지 확인하기 쉽습니다. 막연히 열심히 했다는 느낌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실제로 합격권에 들어가는 수험생들은 강의를 아예 안 듣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강의를 듣고 난 뒤 자기 손으로 풀어보는 시간이 충분한 사람들입니다. 강의는 길을 짧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길을 내 발로 몇 번 걸어봐야 시험장에서 덜 흔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를 줄이라는 말보다, 강의 뒤에 남길 시간을 먼저 확보하라고 말합니다. 그게 꾸준히 굴러가는 공부에 훨씬 가깝습니다.

강의만 듣고 끝내지 않으려면 이렇게 공부하세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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